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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마음

아이가 학교에서 친구와 싸우거나 괴롭힘을 당했을 때

 


 3월은 우리 아이들의 새 학년이 시작되는 달입니다. 

 새 학년으로 올라가 아이들은 긴장도 하고 스트레스도 받습니다. 처음 초등학생이 되는 아이의 부모님을 포함해서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우리 아이가 걱정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친구와의 관계일 것입니다.




 좋은 친구들과 원만하게, 사이좋게 잘 지내는 것이 부모인 우리와 아이들 모두의 바람일테지만 안타깝게도 항상 모든 친구와 잘 지낼 수는 없는 일입니다.

 다른 아이를 때려도 걱정, 맞고 와도 걱정, 장기적인 왕따나 학교폭력에 시달리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물론 학교 폭력의 문제는 학교에서의 생활지도와 아이들 인성 교육, 각각의 가정에서 내 자식 교육을 잘 시켜야겠지만, 사람이 모여있는 공동체는 학교든 사회든 직장이든 갈등과 작고 큰 폭력이 존재하는 것같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를 어떻게 도와 줄 수 있을까요?

 다른 아이에게 맞고 올 때마다 그 아이를 쫓아가서 혼내줄까요? 그 아이의 부모를 쫓아가서 따질까요? 




1. 아이가 친구와 다투거나 괴롭힘 당한 이야기를 할 때 진지하게 잘 들어주세요.


 아이가 저학년이라면 이런 이야기를 엄마에게 털어놓을거에요. 그런데 아이가 어느 순간부터 털어놓지 않고 혼자 끙끙대다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심각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이가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하거나 특히 속상한 일을 이야기 할 때, 당신이 집안 일을 하고 있거나 하는 상황이어서 아이의 이야기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흘려버린다면, 아이는 엄마가 본인의 얘기를 안들어주는구나 생각하고, 얘기해봐야 소용 없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이야기 할 때는 하던 일을 멈추고 눈을 맞추며 잘 들어주세요. 

 '우리 엄마는(아빠는) 내 이야기를 다 들어주는구나.'하고 든든한 멘토로 삼을 수 있도록 말입니다.



2. 아이의 마음에 중점을 두고 공감해주세요.


 아이의 친구의 행동이나 말에 포인트를 두고 "그 아이 못됐구나! 걔랑 놀지마!"라고 말하기 전에, 

"그런 일이 있었구나~. 정말 많이 속상했겠다. 네가 화가 났겠네. 엄마라도 아마 엄청 화가 나고 속상했을거야. 그리고 이런 이야기 엄마한테 말해주어서 고마워." 라고 이야기 해주세요.


 아이가 어떤 느낌이었을지, 얼마나 화가 났을지 엄마가 공감하고 이해해주고 필요하다면 안아주고 쓰다듬어주세요. 어떠한 말을 해도 맞거나 틀리는 것 없이 감정 자체를 공감해주세요.


 친구와 다툴 수도 있다고 예상하고, 때로는 아이가 맞고 올 수 있는 확률을 배제해서 생각해보지 않았더라도 막상 아이가 괴롭힘 당하거나 맞고 오면 속상한 마음에 화가 치밀어오를지도 모릅니다. 이럴때 아이에게 화를 내시거나 야단을 치시면 안됩니다.




 "너는 바보같이 왜 당하고만 있어? 넌 맞고만 있었어? 너도 때려주지 그랬어? 왜 바보같이 맞아?

니가 어떻게 했길래 걔가 널 때렸어?"


 이런 표현들은 부모님들이 속상한 마음에 화가 나서 내뱉는 소리인데, 이건 아이를 비난하는 겁니다. 아이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것은 아픈 곳을 더 얻어맞는 것처럼 속상한 일이겠지요. 내 편이 하나도 없이 오히려 더 혼났다는 생각이 들 겁니다. 



3. 어느 정도의 다툼인지, 어느 정도의 괴롭힘인지 파악하세요.


 흔히 아이들끼리 작은 다툼이라면, 아이의 감정을 살펴주시고, 속상했겠다고 공감은 해주시되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으셔도 돼요. 

 단, 상대 아이가 일방적으로 이유도 없이 괴롭힌 경우 그 정도가 계속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분명히 선을 그어주셔야 합니다. 

 쌍방의 다툼이 아니라 괴롭힘의 정도가 크다면, 담임 선생님과 반드시 상의하셔야 합니다. 계속해서 괴롭힘을 당하다보면, 다른 아이들도 아이를 무시해서 같이 괴롭힐 수 있어서 이른바 외톨이가 될 수 있으니까요. 




4. 친구와 서로 다투는 것이라면, 원인과 해결책을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게 해주세요.


 한 친구와 자꾸 서로 다툼이 일어난다면, 아이와 이야기 나눠보세요. 어떤 일이 있었는지 원인은 뭐였는지, 그럼 어떻게 하면 될지를 말입니다. 그리고 원하는 바를 상대 친구에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가르쳐주세요. 


  "네가 이렇게 행동할 때 나는 화가 나! 하지마!" 

 아이가 이렇게 단호히 말할 수 있도록 가르쳐주시고, 연습도 해보면 좋아요. 

소심한 아이면 이런 말을 친구에게 하는 것도 두려울 수 있는데 분명하게 말씀해주셔야 합니다.


 두세번 이야기했는데도 계속 다툼이 일어난다면 그 친구와는 잘 안맞는 것입니다.  

 

 "세번정도는 친구와 이야기를 나눠봐. 그런데도 안되면 그 친구와는 친구가 되기 어려워. 

모든 친구와 다 잘지내야하는 건 아니야. 다른 친구, 네가 함께있을 때 즐겁고 기분이 좋은 그런 친구와 지내면 돼. "라고 알려주시면 좋겠어요.


 구지 안맞는 친구랑 계속되는 갈등에 스트레스 받으면서 그걸 해결해보려고 하는것만이 좋은 방법은 아닌거라고 생각해요.




5. "사이좋게 지내. 친구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렴." 이란 말을 생각해볼 것


 저도 우리 아이한테 학교 가는 길, "오늘 좋은 하루 보내~ 친구들과 사이 좋게 지내고^^" 라고 항성 말합니다. 

 그 이야기가 아이한테 어떤 의미였는지 적잖이 충격으로 다가온 적이 있었어요.


 쌍방으로 서로 잘못하면서 다툼이 됐고, 심지어 처음에 상대 친구가 먼저 시비를 걸었음에도 아이가 먼저 사과를 하더라구요. 상대 친구는 소리 질러가며 우리 아이에게 따지는데, 우리 아이는 당황해서 같이 말을 못했는데, 억울하고 속상하면서도 결국 먼저 사과를 하더랬습니다.


 억울하고 화가 나고 그 친구가 밉지 않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먼저 사과할 생각을 했냐고 하니 "친구랑 사이 좋게 지내라고 했잖아. 친절하게 대하라고 했잖아. 그게 착한 거잖아."


저는 충격을 받았어요. '아, 그말을 아이는 이렇게 받아들일 수도 있구나'생각이 들어 아차싶었죠.

 이것은 착한 게 아닙니다. 우리는 모든 사람에게 친절해야 할까요? 자기 억울함을 간직한 채?

 그건 아니다싶었어요. 좀 더 구체적인 선을 그어서 인성 교육을 시켜야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주었어요.


 "물론 친구와 사이 좋게 지내는 게 좋아. 친구들에게 친절하게 대하고, 먼저 사과하는 것도 정말 용기 있는 일이야. 그런데! 그런데! 모든 사람에게 그렇게 하라는 뜻은 아냐. 


 네 마음을 자꾸 속상하게 만드는 친구에게까지 친절할 필요는 없어. 너를 괴롭히는데도 친절할 필요는 없어. 너에게 함부로 대하는 친구에게 네가 먼저 사과할 필요는 없어. 


 그 누구보다 네가 소중하고 너 자신의 마음을 잘 알아야해. 아직 억울하고, 아직 속상하고, 그 친구가 너무 미워서 마음으로 용서가 안되는데도 친절하게 대하고 먼저 사과하고 그래야만 착한 아이는 아니야. 알았지? 


 친구와 물론 다툴 수도 있는거지만, 너를 계속 괴롭히고 너에게 함부로 대하는 사람은 친구가 아니야. "




 참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런데 아이 자신의 마음이 소중하다는 것을 놓치는 인성교육은 아이를 착한 아이 컴플렉스를 가진 아이로 키울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싫으면 싫다! 할 말을 할 땐 할 수도 있는 사람이어야 하잖아요.

 거절을 잘 할 수도 있어야하잖아요. 마음이 건강하게 잘 성장하고 그 선한 영향력이 타인에게 끼칠 수 있는 멋진 사람으로 자라려면 자기 자신의 마음을 잘 알고, 잘 표현 할 줄 알아야하지 않을까요? 응원합니다. 초록별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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