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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마음

두 아이가 싸울 때


 

 아이가 둘 이상이라면 싸우지 않고 서로 다정하게만 지낼 수는 없을 텐데, 이 상황이 부모에게는 커다란 스트레스 상황입니다. 그러다보니 싸우는 두 아이를 혼내고 벌을 세우고 심지어 때려서 상황을 종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두 아이가 싸울 때 부모로써 어떻게 해주어야 할까요?




1. 두 아이가 싸우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여기세요.


 성숙한 어른인 부부도 함께 생활을 하다보면 싸우지 않고 사는 것이 어려운데, 미성숙하고 자기 중심적인 아이들이 싸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합니다. 아이들이 싸우는 소리가 듣기 싫고, 싸우다가 우는 소리에 화가 난다고 이를 심각한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스트레스 받으시면 육아를 하는 부모 입장에서도 너무 힘들어집니다. 


 물론 바른 방향으로 아이들을 이끌어야겠지만, 마음 속으로는 두 아이가 싸우는 상황에서 마음을 조금 가볍게 가지세요. '그래. 이 아이들은 둘 다 각자 자신이 세상의 주인공이지. 싸우는 것은 당연하고. ' 


 '어휴~ 이 녀석들이 또 시작이네. 정말 너희들때문에 내가 미치겠다.' 이렇게 생각하면 두 아이가 싸우는 상황을 점점 더 예민하게 받아들이게 되어 작은 다툼이 시작되기만 해도 더 크게 체감하게 됩니다. 




2. 어느 정도는 그냥 지켜보세요.


 부모가 아이들 싸움이 시작되자마자 무조건 해결해주어야 한다는 무거운 마음에서 벗어나세요. 두 아이는 서로 싸우면서 싸우는 방법도 배워갑니다. 유치원이나 학교나 어떤 단체에서든 갈등은 있을 수 있고, 이런 갈등을 무조건 피하는 것이 방법이 아니라 어떤 식으로 갈등을 해결할지 배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은 체험해보지 않고 말로만 듣고 배워가기는 힘이 듭니다. 


 아이들이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이 서툴 때는 싸움이지만, 그것이 성숙하면 논쟁, 토론, 적정선에서 타협하는 방법, 화해하는 방법 등을 자연스럽게 익히면서 성숙한 갈등 해결 능력을 배울 수 있습니다. 


 두 아이 사이의 갈등과 해결 과정은 '작은 사회'라고 볼 수 있어요. 그러니 그러한 과정들을 미리 막지 마시고, 두 아이가 어떻게 갈등을 일으키고 어떻게 풀어가는지 어느 정도는 모른 척하고 지켜보세요. 그러나 방관이 아니라 두 아이가 어떤 식으로 분노를 표출하는지, 어떻게 갈등을 해결하려고 하는지 잘 보아두세요.




3. 더 당한 쪽이 울게 되면, 그 아이를 먼저 안아주고 다독여주세요.


 우리가 흔히 하는 실수 중에 하나인데, 만약 두 아이가 싸우다가 첫째 아이가 둘째 아이를 때려 둘째 아이가 우는 상황일 때 대부분 울고있는 둘째 아이를 두고 첫째 아이를 혼냅니다. 당신이 화가 나고 첫째 아이에게 훈육을 시켜야겠다는 마음에서 그렇게 하시지만, 그보다 순서를 바꾸세요. 이럴 경우 첫째 아이를 혼내거나 때려주시면 첫째 아이 또한 울게 되고, 마음과 몸이 다친 둘째 아이도 우는 채로 방치 됩니다. 두 아이가 한꺼번에 우는 상황이 되면 당신은 상황을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지 못할만큼 이성을 잃을지도 모릅니다. 

첫째 아이를 혼내는 것은 미루세요.  우선 우는 아이를 먼저 달래주세요. 먼저 안아주고 다독여주세요. 


"너 또 동생 때렸어? 넌 대체 왜 그래? 왜 그렇게 못됐어? 너도 맞아볼래?" (x)

"많이 아프겠다. 어디 아파? 엄마가 호~ 해줄게. 안아줄게. 속상해? 어떤 점이 속상해?" (ㅇ)


 둘째아이를 충분히 다독여주고, 속상한 점을 충분히 들어주고 공감해주면 둘째 아이는 위로를 받고 안정될 거에요.

 그 뿐 아니라 간혹 다른 형제를 괴롭히는 행동은 부정적 행동으로라도 부모의 관심을 받고자 하는 행동일 수 있는데, 이때 그 아이를 혼내지 않고 괴롭힘을 당한 아이를 안아주고 다독여주면, 그런 행동으로 부모의 관심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관심을 위한 부정적 행동을 줄어들 수 있는 효과도 동시에 볼 수 있어요. 




4. 각자의 입장을 들어주세요.


 한쪽 아이의 말을 충분히 들어주었으면, 다른 아이의 입장에서도 들어주세요. 그리고 그 아이가 그렇게 행동한 마음은 이해해주세요. 

 "그랬구나. 너도 그 부분은 참 속이 상했겠구나. 그래서 때려준거구나? 그래 이해가 돼." (ㅇ)

 그리고 혼내거나 훈육보다는 먼저 그 아이의 마음과 속상한 부분을 알아주시고 다독여주세요. 



5. 잘잘못을 가리는 재판관이 되지 마시고,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해주세요.


 "너는 왜 형한테 까불어? 형 말을 들어야지! 

그리고 너는 왜 네가 동생한테 명령하고 그래? 네가 아빠야?" (x)


 두 아이를 두고 이렇게 상반되게 혼내시면 아이들이 혼란스러워합니다. 뭐가 정확히 잘못됐다는 것인지 알지 못합니다.

 각자 무엇이 잘못됐는지 따지는 재판관이 된다면, 부모의 말 한마디가 법이 돼버리고, 그 말 한마디에 결정이 납니다. 아이들은 그 말에 동의할 수 없을 수도 있고, 불만이 생길 수도 있어요.


 각자 속상한 부분을 충분히 들어주신 후에, 스스로 어떤 부분이 잘못된 행동이었는지 생각해보라고 하세요.

 글씨를 쓸 수 있는 나이의 아이라면 종이에 써보라고 하세요. 일종의 반성문입니다. 생각해보면서, 적어보면서 아이들도 스스로 무엇이 잘못됐는지 생각해보려고 노력하고 더욱 명확히 할 수 있어요. 


 잘못된 부분을 스스로 정확히 생각해내지 못하면 조금 방향을 잡아주고, 생각을 더 해보게 하세요.

 "네가 이런 행동을 했을 때, 형은 어떤 기분이었을까? 만약 반대로 너에게 누가 그랬다면 너는 기분이 어땠을까? 

어떨것같아?"




6. 다짐을 하게 해주세요.


 잘못을 스스로 깨달았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할 것인지 다짐을 하게해주세요. 그리고 둘이 잘 화해했으면 좋겠다고 말하시고 살짝 빠져주세요. 두 아이가 나름의 방법으로 서로 사과도 하고 껴안기도 합니다.

 "빨리 둘이 화해해! 둘이 손 잡고! 사과해! 너도!" (x)

 이런 의미 없는 화해를 억지로 시키지 마세요. 부모님 보이기 위한 억지 행동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이런 과정 후에도 아마도 아이들은 또 싸울 것입니다. 하지만 서서히 배워갑니다. 갈등 해결을 어떻게 할 것인지, 무엇이 잘못된 행동인지, 다음에는 어떻게 하려고 노력할지 말입니다. 그러면서 작은 사회를 통해 인간관계를 배워나가는 것이지요. 형제끼리 이러한 과정을 반복한 아이들은 친구 관계에서도 갈등 상황을 잘 해결해나갈 수 있을 거에요.

 부모의 기다림과 감정조절이 가능해야만 해줄 수 있는 교육입니다.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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