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 겨울 힐링 여행

 겨울은 몸도 춥고 마음도 추울 수 있는 계절입니다. 우리의 마음과 몸은 연결돼있어서, 몸이 아프면 마음도 아프고, 마음이 아프면 몸도 아파집니다. 이런 맥락으로 볼 때 추운 겨울에 몸이 움츠러드는 만큼 마음에도 우울감이 찾아올 수 있어요. 이럴때 날씨는 좀 춥지만, 따뜻하게 체온 유지 준비를 잘 한 후 나서봅니다. 

 마음을 힐링 할 수 있는 곳에 나의 몸을 데려가주고, 나의 눈으로 아름다운 경치를 보게 해주고, 나의 코로 상쾌한 냄새를 맡게 해주고, 나의 귀로 사박사박 눈 밟는 소리를 들려주고, 추위를 녹여주는 맛있는 커피의 맛을 내 입이 느끼게 해줍니다. 행복함이 느껴집니다. 이렇게 마음이 행복과 평화로움을 느끼면 몸도 따라 좋아집니다. 

 이렇게 겨울에 힐링할 수 있는 작은 여행으로, 자작나무 숲은 나에게 커다란 행복을 안겨주어서, 재충전의 시간을 허락해주었습니다. 충분히 충전되고 공급받아야 아이들에게도 타인에게도 베풀어줄 사랑과 여유가 생기는 것이죠. 

 강원도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의 정식 명칭은 '속삭이는 자작나무 숲'인데, 약 70만그루의 자작나무가 심어져있다고 합니다. 70만그루가 어느 정도인지 감이 안 왔었는데, 이는 사진으로 표현할 수 없이 실제로 보면 동화나 영화 속에 들어온 것처럼 몽환적 장면을 연출 할 만큼 빼곡한 자작나무를 볼 수 있습니다. 

 사계절 모두 예쁜 숲일테지만 하얀 자작나무가 하얀 눈과 매우 잘 어울려서 겨울에 가야 더욱 아름다운 여행지임에 틀림없습니다. 서울에는 눈이 전혀 없는데도, 이 곳 자작나무 숲은 하얗게 눈으로 덮혀있었습니다. 

 파란 하늘과 하얀 자작나무, 하얀 눈,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힘은 참 대단합니다. 

 자작나무 숲에 도착하려면 입구부터 1시간 20분 가량의 오르막길을 올라야하지만, 험한 오르막 길은 아닙니다. 하지만 살짝 얼어있거나 눈이 있는 구간들이 있어 조금 미끄러워서 오르기가 평지만큼이나 편안하지는 않았습니다. 아이젠을 착용하라는 사전 정보가 많았는데, 막상 가보니 흙에 눈덮힌 길 뿐만 아니라 시멘트 위로 살짝 눈이 얼어 있는 구간이 있어서 아이젠을 착용하신 분들이 더 발이 아프다고 했어요. 그보다는 지팡이를 사용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눈과 마음에 담은 자작나무 숲은 카메라로는 온전히 담을 수 없을 만큼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사박사박 눈을 밟으며 숲으로 들어가는 길, 이런 눈 밟는 소리가 참으로 오랜만이어서 미소가 사르르 퍼졌습니다. 제가 느꼈던 감정을 조금이라도 나눠드리고 싶어요. 볼륨을 높이시고 영상을 보세요. 

 사박사박 눈 밟는 소리,

 소스락 휘이이 나무들이 부비는 바람소리,

 파란 하늘과 하얀 자작나무가 어우러진 이 아름다운 장면.

 

 서울에서 출발하여 인제 방향으로 가는 길, 가평휴게소 지나고 나니 마땅한 먹을 곳이 없었어요. 자작나무 숲 주차장 근처에 식당이 한 곳 있는데, 선택의 여지 없이 이 곳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감자전, 메밀전, 두부전골, 청국장의 메뉴가 있고 나쁘진 않았어요. 

 입산 가능시간과 입산 통제 기간을 꼭 확인하고 가세요. 제가 나올 때 어떤 분은 그제서야 올라가시던데, 분명 입구에서 입산가능시간이 지나 들어갈 수 없는 것을 알고 되돌아올텐데 얼마나 속상할까 싶었어요. 

이용시간

운영시간
하절기 (5.16 ~ 10.31) : 09:00~18:00
동절기 (12.16 ~ 1.31) : 09:00~17:00

입산가능시간
하절기 (5.3 ~ 10.31) : 09:00~15:00
동절기 (12.16 ~ 1.31) : 09:00~14:00 

입산통제 기간

산불예방, 자연경관유지, 자연환경보전 및 그 밖에 산림보호를 위하여 입산통제 지정
- 봄  철 : 02.01 ∼ 05.15 / 가을철 : 11.01 ∼ 12.15

 이 곳은 아이들과 함께 오시려면 다른 계절이 좋을 것같습니다. 1시간 20분의 오르막이 꾀나 미끄럽고, 되돌아 오는 길은 내리막길이라서 더욱 위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삼각대는 필수로 챙겨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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